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를 다시금 조명하는 시도가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교육을 통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그래서 전시회와 체험학습으로 과거의 기억을 돌아볼 수 있는 <용인시 박물관>에 다녀왔는데요. 오랜 세월 보존된 유물과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가보실까요?
■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유서 깊은 전시품들로 채워진 <용인시 박물관>
용인시 박물관은 2004년 동백동 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출토품들을 전시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대부분 역사적 가치가 높은 구석기 시대 유물들인데요. 역사적 시간대를 넓혀 조선시대와 근대 등 다양한 연대의 자료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시간순으로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우리나라의 문화적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죠.
박물관 외부에는 선사시대 유적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돌방무덤, 집자리, 무덤, 구덩이, 우물 등 7개의 시설물이었는데요. 옛 조상들의 생활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직접 눈으로 보니 관내에 입장하기 전부터 두근거렸습니다.
먼저 향한 곳은 용인시 박물관 상설전시장에 위치한 역사인물실입니다. 이곳에서는 용인에 발자취를 남긴 역사적 위인들을 재조명하고 있는데요. 고려 말의 충신으로 일컬어지는 포은 정몽주 선생도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거처한 충렬서원이 용인 땅에 위치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천천히 벽면의 설명들을 읽고 전시품들을 관람하니 정몽주의 생애를 상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용인시 박물관 상설전시장 내 역사인물실]
이외에도 역사 속 인물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채제공, 조광조 선생은 물론, 여성 실학자로 불리는 사주당 이씨까지. 시대별로 많은 위인들이 망라돼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깊게 남았던 분은 조선 말기 을사늑약에 항거하다 순국한 민영환, 이한응 열사였는데요. 그분들의 파란만장하면서도 비극적인 생애를 들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역사문화실 전경]
역사인물실 바로 옆에 위치한 역사문화실에서는 선사시대 출토품이나 고려, 조선 대의 공예품이 전시됐는데요. 몇 세기, 혹은 수 천년 전의 유물인데도 여전히 형태가 온전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저는 청화백자가 특히 아름다웠는데요. 순도 높은 백자에 청색 코발트 안료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어 당대의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기증실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박물관 개관부터 현재까지 기증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백자청화묘지, 백자명기, 고려도기 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재산들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향후 영구적으로 보존되어 연구, 전시, 교육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 할미산성, 고분 쌓기 등 성장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놓치지 마세요
용인시 박물관은 아이들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기며 용인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리마루 역사체험실’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할미산성 쌓기, 고분 체험 등 성장기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난 놀이들이 많아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죠.
저희는 심곡서원 북카페로 발걸음을 옮겨봤는데요. 이곳에는 조선시대 유생들이 서원에서 학문을 닦을 때 입었던 도포와 유건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균관 유생처럼 옷차림을 갖춰입고 독서 시간을 가져볼 수 있죠. 자꾸 옷을 풀어헤치는 장난꾸러기들도 많았지만, 헛기침을 내며 사뭇 진지하게 책을 들여다보는 아이도 있어 웃음이 나왔습니다.
‘노리마루 영상체험실’에서도 특별한 경험이 가능했습니다. 용인 지역에는 가난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 홍시를 구해드렸다는 ‘효자 김상술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는데요. 영상체험실에서는 이 설화의 등장인물들을 뉴미디어 기술을 통해 직접 그려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유물 복원 체험과 칠교 놀이, 퍼즐 맞추기도 구비됐는데요. 현재 단체에 한해 예약중이고, 주말엔 방문객을 위한 휴게 공간으로 개방중이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전통도 배우고 만들기 놀이도 즐기는 ‘막새 만들기’ 프로그램
재미있고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겠죠. 저희는 기와의 자재인 막새 만들기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먼저 막새의 유래와 시대별 변천사, 문양 속 숨은 의미들에게 대해 상세히 알려 주셨는데요. 잠깐의 교육이 끝나고 바로 만들기 놀이가 시작됐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찰흙을 이어 붙이자 금방 멋진 막새가 완성되었는데요. 참가자들 모두 가족 얼굴, 꽃 등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조각을 만들었습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자 먼 옛날 이곳에서 살았던 선조들이 떠올랐는데요. 그들이 이 땅에서 일궈놓은 유산들 덕분에 우리가 이처럼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다채로운 볼거리와 유익한 체험이 가득한 용인시 박물관을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용인시 박물관 가는 길]